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고문진보

108 상추밀한태위서(上樞密韓太尉書)-소철(蘇轍)

상추밀한태위서(上樞密韓太尉書)-소철(蘇轍)


轍生好爲文(철생호위문) : 저는 타고 난 성격이 글짓기를 좋아하여
思之至深(사지지심) : 거기에 대하여 깊이 생각해본 결과
以爲文者(이위문자) : “글깃는 일이란
氣之所形(기지소형) : 기에의하여 이루어지는 것”이라 여기고 있습니다.
然文不可以學而能(연문불가이학이능) : 그런데 글이란 배움으로서 잘 지을 수 있는 것이 아니나,
氣可以養而致(기가이양이치) : 기란 보양함으로서 얻어질 수가 있습니다.
孟子曰(맹자왈) : 맹자께서 말씀하시기를
我善養吾浩然之氣(아선양오호연지기) : “나는 호연지기를 잘 보양한다.”하였습니다.
今觀其文章(금관기문장) : 지금 그 분의 문장을 볼 것 같으면
寬厚宏博(관후굉박) : 넓고도 두텁고 크고도 탁트여서
充乎天地之間(충호천지지간) : 하늘과 땅 사이에 가득 차 있어
稱其氣之小大(칭기기지소대) : 그 분의 기의 크기와 어울리고 있습니다.
太史公行天下(태사공행천하) : 사마천은 천하를 여행하면서
周覽四海名山大川(주람사해명산대천) : 온 세상의 유명한 산과 큰 강물을 두루 구경하고
與燕趙間豪俊交遊(여연조간호준교유) : 연나라 조나라 지방의 호걸 명사들과 교유하였습니다.
故其文疏蕩(고기문소탕) : 그러am로 그의 글은 거리낌이 없고
頗有奇氣(파유기기) : 매우 특이한 기운이 있습니다.
此二子者(차이자자) : 이들 두 분은
豈嘗執筆(기상집필) : 어찌 일직이 붓을 들고
學爲如此之文哉(학위여차지문재) : 이러한 글을 짓는 일을 배운 일이 있겠습니까?
其氣充乎其中(기기충호기중) : 그분들의 기가 그분들 속에 가득 차서
而溢乎其貌(이일호기모) : 그분들 외모로 넘쳐흐르며
動乎其言而見乎其文(동호기언이견호기문) : 그분들 말 속에 움직이고 그분들 글 속에 드러나는 것인데
而不自知也(이불자지야) : 그분들 자신은 알지도 못하고 있는 일입니다.


轍生十有九年矣(철생십유구년의) : 저는 나이 열아홉 살입니다
其所居家與遊者(기소거가여유자) : 집에 살아오면서 함께 교유한 사람들이란
不過其鄰里鄕黨之人(불과기린리향당지인) : 불과 이웃 마을 한 고장 사람들이고
所見不過數百里之間(소견불과수백리지간) : 본 것이란 불과 수백 리 사이입니다.
無高山大野可登覽以自廣(무고산대야가등람이자광) : 올라가고 구경함으로서 스스로를 넓힐만한 높은 산과 큰 들도 없습니다.
百氏之書(백씨지서) : 제자 백가들의 책을
雖無所不讀(수무소불독) : 비록 읽지 않은 것이 없다고는 하더라도
然皆古人之陣迹(연개고인지진적) : 모두가 옛 사람들의 낡은 발자취에 지나지 않아
不足激發其志氣(불족격발기지기) : 저의 뜻과 기를 격발시키기에는 부족한 것이 있습니다.
恐遂汨沒(공수골몰) : 마침내는 저의 뜻과 기가 없어져 버리고 말까 두려워서
故決然捨去(고결연사거) : 결연히 고향을 버리고
求天下之奇聞壯觀(구천하지기문장관) : 천하의 특이한 견문과 장관을 찾아나섬으로써
以知天地之廣大(이지천지지광대) : 천지의 광대함을 알려 하게 되었습니다.


過秦漢之故都(과진한지고도) : 진나라와 한나라의 옛 도읍을 찾아가서는 
恣觀終南嵩華之高(자관종남숭화지고) : 종남산과 숭산과 화산의 높은 모습을 실컷 구경하였고
北顧黃河之奔流(북고황하지분류) : 북쪽으로는 황하의 세찬 흐름을 둘러보면서
慨然想見古人之豪傑(개연상견고인지호걸) : 옛날의 호걸들은 감개 속에 생각하여 보았으며
至京師(지경사) : 서울 변경에 이르러
仰觀天子宮闕之壯(앙관천자궁궐지장) : 천자의 궁궐의 장대함과
與倉廩府庫(여창름부고) : 곡식 창고 재물과
城池苑囿之富且大也(성지원유지부차대야) : 무기창고 및 성과 해자, 숲과 호수의 풍부하고도 광대함을 우러러 구경하게 되었습니다
而後知天下之巨麗(이후지천하지거려) : 그런 뒤에야 천하의 광대하고 장대함을 알게 된 것입니다.
見翰林歐陽公(견한림구양공) : 한림 구양공을 뵈어
聽其議論之宏辨(청기의론지굉변) : 그분 이론의 광대한 논리를 듣고
觀其容貌之秀偉(관기용모지수위) : 그분 용모의 빼어나고 위대함을 본 다음,
與其門人賢士大夫遊而後(여기문인현사대부유이후) : 그분 문인들인 현명한 사대부들과 교유한 뒤에야
知天下之文章(지천하지문장) : 천하의 문장이
聚乎此也(취호차야) : 모두 여기에 모여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
太尉以才略(태위이재략) : 태위께서는 재능과 지략에 있어서
冠天下(관천하) : 천하의 으뜸이 되시어,
天下之所恃以無憂(천하지소시이무우) : 온 천하가 의지하고 걱정하지 않을 수 있고
四夷之所憚(사이지소탄) : 또 사방의 오랑캐들이 꺼리어
而不敢發(이불감발) : 감히 싸움을 걸지 못하게 하시는 분입니다.
入則周公召公(입칙주공소공) : 나라 안으로 들어와서는 천하를 평화롭게 한 주나라 무왕 때의 주공과 소공 같이 하시고
出則方叔召虎(출칙방숙소호) : 나라 밖으로 나가셔는 주 선왕 때 넓은 땅을 경략한 방숙과 소호처럼 활동하셨습니다
而轍也未之見焉(이철야미지견언) : 그러나 저는 아직도 뵙지를 못하고 있습니다.


且夫人之學也(차부인지학야) : 또한 사람이 학문을 함에 있어서
不志其大(불지기대) : 그의 뜻이 크지 않다면
雖多而奚爲(수다이해위) : 비록 많이 배운다 하더라도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
轍之來也(철지래야) : 저는 고향을 떠나와
於山見終南嵩華之高(어산견종남숭화지고) : 산에 있어서는 종남산, 숭산, 화산의 거대함을 보았고,
於水見黃河之大且深(어수견황하지대차심) : 강물에 있어서는 황하의 광대하고도 깊음을 보았고
於人見歐陽公(어인견구양공) : 사람에 있어서는 구양공를 뵈었지만
而猶以未見太尉也(이유이미견태위야) : 아직 태위님은 뵙지 못하였음을 유감으로 여기고 있습니다.
故願得觀賢人之光耀(고원득관현인지광요) : 그러므로 현명한 사람의 광채를 뵙고
聞一言以自壯(문일언이자장) : 한 말씀 들음으로서 스스로를 장대하게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
然後可以盡天下之大觀(연후가이진천하지대관) : 그런 뒤에야 천하의 위대한 경관을 다 구경함으로써
而無憾者矣(이무감자의) : 유감이 없게 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


轍年少(철연소) : 저는 나이가 적어
未能通習吏事(미능통습리사) : 아직도 관청의 일을 다 익히지 못하였습니다.
嚮之來(향지래) : 전에 고향을 떠나왔던 것은
非有取於升斗之祿(비유취어승두지록) : 몇 말의 녹을 받으려는 목적이 아니었으나
偶然得之(우연득지) : 우연히 녹을 받게 된 것이어서
非其所樂(비기소락) : 그것을 즐거워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.
然幸得賜歸待選(연행득사귀대선) : 그러나 다행히도 고양으로 돌아가 다시 벼슬자리에 뽑히기를 기다릴 수 있는 허락을 받아
使得優游數年之間(사득우유수년지간) : 몇 년 동안 여유있게 지내면서
將以益治其文(장이익치기문) : 저의 글을 더욱 닦고
且學爲政(차학위정) : 또 정사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게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.
太尉苟以爲可敎(태위구이위가교) : 태위께서 진실로 가르칠만한 상대라고 여기시고
而辱敎之(이욕교지) : 욕되이도 저를 가르쳐만 주신다면
又幸矣(우행의) : 더욱 다행이겠습니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