본문 바로가기

고문진보

059 동엽봉제변(桐葉封弟辯)-유종원(柳宗元)

동엽봉제변(桐葉封弟辯)-유종원(柳宗元)


古之傳者有言(고지전자유언)하되 : 옛날 전하는 것에 이런 말이 있었는데,
成王以桐葉(성왕이동엽)으로 : “성왕이 오동나무잎을
與小弱弟戱曰以封汝(여소약제희왈이봉여)리라 : 나이 어린 동생에게 주며 장난으로 말하기를, ‘이것으로 너를 제후로 봉하노라’하였다
周公入賀(주공입하)하니 : 주공이 들어와 축하니
王曰戱也(왕왈희야)로다 : 왕이 이르기를, ‘농담이로다’하였다
周公曰天子不可戱(주공왈천자불가희)라하고 : 주공이 이르기를, ‘천자는 농담을 하면 옳지 않습니다’라 하고
乃封小弱弟於唐(내봉소약제어당)이라 : 이에 나이 어린 동생을 당 지방의 제후로 봉하였다”고 하였다
吾意不然(오의불연)이로다 :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
王之弟當封邪(왕지제당봉사)인댄 : 왕의 동생이 마땅히 봉해질 만하였다면
周公宜以時言於王(주공의이시언어왕)하여 : 주공은 의당히 적절한 때에 왕에게 말씀드렸을 것이요
不待其戱而賀以成之也(부대기희이하이성지야)오 : 농담을 기다렸다가 축하하며 그 일을 성사시키지는 않았을 것이고
不當封邪(불당봉사)인댄 : 봉하는 것이 부당한 일이었다면
周公乃成其不中之戱(주공내성기불중지희)하여 : 주공이 그 도리에 맞지 않는 장난의 말을 성사시켜
以地以人(이지이인)으로 : 토지와 백성을
如小弱子爲之主(여소약자위지주)면 : 어리고 약한 자에게 주어 주인을 삼게 했다면
其得爲聖乎(기득위성호)아 : 어찌 그를 성인이라 할 수 있겠는가
且周公以王之言(차주공이왕지언)이 : 또 주공이 왕의 말이
不可苟焉而已(불가구언이이)언정 : 구차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 여겼을 뿐이언정 
必從而成之邪(필종이성지사)아 : 반드시 그 말을 따라 그 일을 성사시켜야만 했겠는가
設有不幸(설유불행)하여 : 설사 불행하게도
王以桐葉(왕이동엽)으로 : 왕이 오동나무잎으로
戱婦寺(희부시)라도 : 부녀자나 환관에게 농담하였더라도
亦將擧而從之乎(역장거이종지호)아 : 또한 장차 이를 들춰내어 따라야만 했겠는가
凡王者之德(범왕자지덕)이 : 왕자의 덕은
在行之何若(재행지하약)이니 : 행동이 어떠한가에 달려있으니
設未得其當(설미득기당)이면 : 만일 도리에 합당치 못하다면
雖十易之(수십역지)라도 : 비록 열 번을 바꿔 행한다해도
不爲病(불위병)이오 : 결점이 되지 않을 것이고
要於其當(요어기당)이면 : 만약 합당하였다면
不可使易也(불가사역야)니 : 변경시켜서는 안 될 것이니
而況以其戱乎(이황이기희호)아 : 하물며 그것이 농담으로 한 것에 있어서랴
若戱而必行之(약희이필행지)면 : 만일 장난임에도 반드시 그것을 실행하게 한다면
是周公敎王遂過也(시주공교왕수과야)로다 : 이는 주공이 성왕에게 잘못을 수행하게 하는 것이로다
吾意周公輔成王(오의주공보성왕)에 : 내 생각에는 주공이 성왕을 보필함에 있어서는
宜以道(의이도)로 : 의당 바른 도로써 
從容優樂(종용우락)하여 : 점잖고 부드러우며 여유있고 즐겁게 하여
要歸之大中而已(요귀지대중이이)요 : 위대한 중정으로 돌아가게 하려했을 따름이리라
必不逢其失而爲之辭(필불봉기실이위지사)며 : 반드시 왕의 과실과 마주치기를 기다려 그것을 구실로 삼지는 않았을 것이며
又不當束縛之馳驟之(우불당속박지치취지)하여 : 또 왕을 속박하고 몰아부쳐
使若牛馬然(사약우마연)이니 : 소나 말을 부리듯 하였을 리가 없으니
急則敗矣(급칙패의)라 : 급하게 다그치면 일은 실패하게 되기 때문이니라
且家人父子(차가인부자)도 : 더구나 일반 가정의 부자사이라도
尙不能以此自克(상불능이차자극)일진대 : 오히려 이런 방법으로는 일을 극복해내기 어려울 것이데
況乎爲君臣者邪(황호위군신자사)아 : 하물여 명색이 군신관계인 경우에 있어서랴
是直小丈夫缺缺者之事(시직소장부결결자지사)니 : 이러한 것은 바로 소인이 자잘한 지혜를 써서 하는 일이니 
非周公所宜用(비주공소의용)이라 : 주공이 썼을 리가 없다
故(故)로 : 그러므로
不可信(불가신)이니라 : 믿을 수 없는 일이다
或曰封唐叔(혹왈봉당숙)은 : 어떤 사람은 말하기를, “숙우를 당지방에 봉한 일은
史佚成之(사일성지)라 하니라 : 사일이 한 일이다”고 하였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