본문 바로가기

고문진보

057 종수곽탁타전(種樹郭槖駝傳)-유종원(柳宗元)

종수곽탁타전(種樹郭槖駝傳)-유종원(柳宗元)

 

郭槖駝(곽탁타)는 : 곽탁타는
不知始何名(불지시하명)이라 : 원래의 이름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
疾僂(질루)하여 : 곱사병을 앓아
隆然伏行(륭연복행)하여 : 등이 우뚝하여 구부리고 다니기에
有類槖駝者(유류탁타자)라 : 낙타와 비슷한 점이 있었다
故(고)로 : 그러므로
鄕人號之曰駝(향인호지왈타)라 : 마을 사람들은 그를 타라고 불렀다
駝聞之曰甚善(타문지왈심선)타 : 타는 그것을 듣고 “참 좋구나
名我固當(명아고당)이로다 : 나를 이름지음이 정말 꼭 맞아”고 했다
因捨其名(인사기명)하고 : 그리하여 원래의 이름을 버리고
亦自謂槖駝云(역자위탁타운)이라 : 또한 자신도 탁타라고 했다고 한다
其鄕曰豊樂(기향왈풍악)이니 : 그 마을은 풍악향이라 하는데
鄕在長安西(향재장안서)라 : 장안 서쪽에 있다

駝業種樹(타업종수)라 : 타는 나무 심는 것을 직업으로 삼고 있다
凡長安豪家富人(범장안호가부인)과 : 모든 장안의 세도가와 부자들
爲觀遊及賣果者(위관유급매과자)가 : 및 정원을 관상하며 노는 사람들과 과실을 파는 사람들이
皆爭迎取養(개쟁영취양)이라 : 모두 다투어 그를 맞이하여 나무를 키우고 돌보게 하려 했다
視駝所種樹(시타소종수)면 : 타가 심은 나무를 보면
或移徒(혹이도)라도 : 간혹 옮겨 심어도
無不活(무불활)이오 : 살지 않는 것이 없었고
且碩茂(차석무)하고 : 무성히 잘 자라서
蚤實以蕃(조실이번)이라 : 빨리 열매가 많이 열렸다
他植者(타식자)가 : 다른 나무 심는 자들이
雖窺伺傚慕(수규사효모)나 : 비록 몰래 엿보고 모방하여도
莫能如也(막능여야)러라 : 같게할 수 가 없었다

有問之(유문지)하니 : 어떤 사람이 그 까닭을 물으니
對曰槖駝非能使木壽且孶也(대왈탁타비능사목수차자야)요 : 대답하기를 “나 탁타가 나무를 오래 살게 하고 잘 자라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
以能順木之天(이능순목지천)하여 : 나무의 천성을 잘 따르고
以致其性焉爾(이치기성언이)이라 : 그 본성을 다하게 하기 때문이죠
凡植木之性(범식목지성)이 : 무릇 나무의 본성은
其本欲舒(기본욕서)하고 : 그 뿌리는 뻗어나가기를 바라고
其培欲平(기배욕평)하고 : 그 북돋움은 고르기를 바라며
其土欲故(기토욕고)하고 : 그 흙은 본래의 것이기를 바라고
其築欲密(기축욕밀)이라 : 그 다짐에는 빈틈이 없기를 바랍니다
旣然已(기연이)어든 : 이미 그렇게 하고 나면
勿動勿慮(물동물려)하고 : 건드려도 안 되며 걱정하서도 안 되고
去不復顧(거불복고)라 : 떠나가서 다시 돌아보지 않아야 합니다
其蒔也若子(기시야약자)하고 : 처음에 심을 때는 자식을 돌보듯 하고
其置也若棄(기치야약기)면 : 심고나서는 내버린 듯이 하면
則其天者全而其性得矣(칙기천자전이기성득의)라 : 그 천성이 온전해지고 그 본성이 얻어지게 됩니다
故(고)로 : 그러므로
吾不害其長而已(오불해기장이이)요 : 나는 나무의 자람을 방해하지 않을 따름이지
非有能碩而茂之也(비유능석이무지야)라 : 나무를 크고 무성하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
不抑耗其實而已(불억모기실이이)이오 : 나무의 열매맺음을 억제하고
非有能蚤而蕃之也(비유능조이번지야)라 : 감소시키지 않을 따름이지 열매를 일찍 많이 열리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

他植者則不然(타식자칙불연)하니 : 다른 나무 심는 자들은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
根拳而土易(근권이토역)하고 : 뿌리는 구부러지고 흙은 다른 것으로 바꾸며
其培之也若不過焉(기배지야약불과언)이면 : 그것을 북돋음에는 지나치지 않으면
則不及焉(칙불급언)이오 : 모자랍니다
苟有能反是者(구유능반시자)인댄 : 또한 이와 반대로 할 수 있는 자도 있으니
則又愛之太恩(칙우애지태은)하고 : 또 그것을 사랑함에 지나치게 은혜롭고
憂之太勤(우지태근)하여 : 그것을 걱정함에 지니치게 부지런합니다
旦視而暮撫(단시이모무)하며 : 아침에 보고 저녁에 어루만지며
已去而復顧(이거이복고)라 : 이미 떠난 후에 다시 와서 돌보지요
甚者(심자)는 : 심한자는
爪其膚(조기부)하여 : 그 껍질을 긁어서
以驗其生枯(이험기생고)하며 : 그것이 살았는지 죽었는지를 시험해보고
搖其本(요기본)하여 : 그 근간을 흔들어서
以觀其疎密(이관기소밀)하니 : 심어진 상태가 성긴지 빽빽한지를 봅니다
而木之性(이목지성)이 : 그래서 나무의 본성이
日以離矣(일이리의)라 : 날로 멀어지는 것이지요
雖曰愛之(수왈애지)나 : 비록 그것을 사랑한다고 하지만
其實害之(기실해지)요 : 사실은 그것을 해치는 것이요
雖曰憂之(수왈우지)나 : 비록 그것을 걱정한다 하지만
其實讐之(기실수지)라 : 사실은 나무와 원수가 되는 것이지요
故(고)로 : 그러므로
不我若也(불아약야)라 : 나와 같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
吾又何能爲矣哉(오우하능위의재)리오 : 내가 그밖에 또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”고 했다

問者曰以子之道(문자왈이자지도)로 : 묻는 자가 말하기를 “그대의 도를
移之官理可乎(이지관리가호)아 : 관청의 일을 다루는 것에 옮겨보면 괜찮겠소”하니
駝曰我知種樹而已(타왈아지종수이이)요 : 타가 말하기를 “나는 나무 심는 것만을 알뿐이지
理非吾業也(리비오업야)라 : 다스리는 것은 나의 본업이 아닙니다
然吾居鄕(연오거향)하여 : 그러나 내가 마을에 살면서
見長人者好煩其令(견장인자호번기영)하여 : 고을 관청의 어른 되는 분이 명령을 번거롭게 하기를 좋아하는 것을 보니
若甚憐焉(약심련언)이로되 : 백성을 심히 사랑하는 듯하되
而卒以禍(이졸이화)라 : 화로서 마칩니다
旦暮吏來而呼曰官命促爾耕(단모리래이호왈관명촉이경)하고 : 아침 저녁으로 관리가 와서 소리쳐 부르기를, “관의 명령으로 너희들이 밭가는 것을 재촉하고
勖爾植(욱이식)하며 : 너희들이 심는 것을 열심히 하게 하며
督爾穫(독이확)하며 : 너희들이 거두는 것을 감독하게 하며
蚤繰而緖(조조이서)하며 : 빨리 고치를에서 실을 뽑게 하고
蚤織而縷(조직이루)하며 : 빨리 짜서 옷감을 내게 하며
字而幼孩(자이유해)하며 : 자식을 낳아 잘 키우게 하고
遂而鷄豚(수이계돈)이라하여 : 그렇게 되었으면 닭이나 돼지도 잘 길러라 한다
鳴鼓而聚之(명고이취지)하고 : 북을 울려 백성을 모으고
擊木而召之(격목이소지)라 : 딱따기를 두드려 그들을 소집합니다
吾小人(오소인)은 : 우리 소인배는
具饔飱以勞吏者(구옹손이로리자)라도 : 아침 저녁으로 음식을 갖추어 관리들을 위로 하기에도
且不得暇(차부득가)어늘 : 겨를이 없습니다
又何以蕃吾生而安吾性邪(우하이번오생이안오성사)아 : 또 어떻게 우리들의 삶을 번성케 하고 우리들의 본성을 편하게 하겠습니까
故(고)로 : 그래서
昞且怠(병차태)하니 : 병들고 게을러집니다
若是卽與吾業者(약시즉여오업자)로 : 이와 같으니 나의 직업과
其亦有類乎(기역유류호)아 : 또한 비슷한 점이 있을까요”하니
問者喜曰不亦善夫(문자희왈부역선부)아 : 묻는 자가 기뻐하며 말하기를 “매우 훌륭하지 않은가
吾問養樹(오문양수)라가 : 나는 나무 키우은 것을 물었다가
得養人術(득양인술)이로다 : 사람 돌보는 방법까지 터득하였습니다
傳其事(전기사)하여 : 그 일을 전하여
以爲官戒也(이위관계야)하노라 : 관의 경계로 삼도록 하겠습니다”고 하였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