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고문진보

085 관중론(管仲論)-소순(蘇洵)

관중론(管仲論)-소순(蘇洵)


관중론-소순(蘇洵)


管仲相威公(관중상위공) : 관중은 제나라 위공의 재상이 되어
覇諸侯攘夷狄(패제후양이적) : 제후들 가운데 패자가 되게 하고 오랑캐들을 물리쳐서
終其身齊國富强(종기신제국부강) : 그의 평생 동안 제나라가 부강하게 하여
諸侯不敢叛(제후부감반) : 제후들이 감히 배반하지를 못하게 했었다
管仲死(관중사) : 관중이 죽자
竪刁易牙開方用(수조이아개방용) : 수조,역아,개방이 임용되어
威公薨於亂(위공훙어란) : 위공은 혼란 중에 죽었고
五公子爭立(오공자쟁립) : 다섯 명의 공자들이 왕위를 서로 다투어
其禍蔓延(기화만연) : 그 화가 뻗치어서
訖簡公齊無寧歲(흘간공제무령세) : 간공에 이르기까지 제나라는 편안했던 해라고는 없었다
夫功之成(부공지성) : 무릇 공적을 이룸에는
非成於成之日(비성어성지일) : 그것을 이룬 날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
蓋必有所由起(개필유소유기) : 반드시 이룩하게 된 연유가 있을 것이다
禍之作不作於作之日(화지작불작어작지일) : 화가 일어나는 것도 화가 일어나는 날에 일어난 것이 아니라
亦必有所由兆(역필유소유조) : 또한 반드시 그것이 시작된 조짐이 있을 것인즉
則齊之治也(칙제지치야) : 제나라가 잘 다스려짐에는
吾不曰管仲而曰鮑叔(오불왈관중이왈포숙) : 나는 관중 때문이라 말하지 않고 포숙 때문이라 말한다
及其亂也(급기란야) : 제나라가 혼란해짐에 있어서도
吾不曰(오불왈) : 나는 말하지 않는다
竪刁易牙開方而曰管仲(수조이아개방이왈관중) : 수조와 역아와 개방 때문이 아니라 관중 때문이라고 말이다
何則(하칙) : 무슨 이유 때문인가
竪刁易牙開方(수조역아개방삼자) : 수조, 역아 개방
彼固亂人國者(피고란인국자) : 그들은 본래 나라을 어지럽게 하는 자들이다
顧其用之者(고기용지자) : 그 등용한 사람을 살펴보건데
威公也(위공야) : 위공이었기 때문이다
夫有舜而後(부유순이후) : 순임금이 있은 뒤라야
知放四凶(지방사흉) : 사 흉을 내칠 줄을 알았고
有仲尼而後(유중니이후) : 중니가 있고나서야
知去少正卯(지거소정묘) : 소정묘를 제거할 줄 알았던 것이다
彼威公何人也(피위공하인야) : 저 위공은 어떤 사람인가
顧其使威公得用三子者(고기사위공득용삼자자) : 살피건데, 위공으로 하여금 그 세 사람을 임용하게 한 자는
管仲也(관중야) : 관중이었다


仲之疾也(중지질야) : 관중이 병이 났을 때에
公問之相(공문지상) : 위공이 그에게 재상에 관하여 물었었다
當是時也(당시시야) : 바로 그 때
吾以仲且擧天下之賢者(오이중차거천하지현자이대) : 내가 관중이라면 천하의 현명한 사람을 천거하여
而其言乃不過曰(이기언내불과왈) : 말해 줄 알았는데 그의 말은 다음 말을 하는데 지나지 않았다
竪刁易牙開方三子(수조이아개방삼자) : “수조.역아.개방 세 사람은
非人情(비인정) : 인정이 없으니
不可近而已(불가근이이) : 가까이 해서는 안됩니다”
嗚呼(오호) : 아아!
仲以爲威公果能不用三子矣乎(중이위위공과능불용삼자의호) : 관중은 위공이 그 세 사람들을 과연 쓰지 않으리라고 생각했던 것일까?
仲與威公處幾年矣(중여위공처기년의) : 관중은 위공과 함께 몇 년을 지냈으니
亦知威公之爲人矣乎(역지위공지위인의호) : 또한 위공의 사람됨을 잘 알았을 것이 아닌가?
威公聲不絶乎耳(위공성불절호이) : 위공에게 음악이 귀에 끊이지 않도록 하고
色不絶於目(색불절어목) : 눈에는 미색이 끊어지지 않게 하였던 사람이었으니
而非三子者(이비삼자자) : 그 세 사람이 아니면
則無以遂其欲(칙무이수기욕) : 그러한 욕망을 채을 방법이 없었을 것이다
彼其初之所以不用者(피기초지소이불용자) : 아마도 그가 처음에 그들을 쓰지 않았던 까닭은
徒以有仲焉耳(도이유중언이) : 다만 관중이 있었기 때문이었을 뿐이었다
一日無仲(일일무중) : 어느 하루에 관중이 없게 된다면
則三子者(칙삼자자) : 세 사람은
可以彈冠而相慶矣(가이탄관이상경의) : 벼슬을 하려고 관의 먼지를 털어쓰면서 서로 축하했을 것이다
仲以爲將死之言(중이위장사지언) : 관중은 죽으려 할 때의 말이
可以縶威公之手足耶(가이집위공지수족야) : 위공의 다리를 매어둘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일까


夫齊國(부제국) : 제나라로서는
不患有三子(불환유삼자) : 세 사람이 있는 것이 환난이 되는 것이 아니라,
而患無仲(이환무중) : 관중이 없는 것이 환난이 되는 것이다
有仲則三子者(유중칙삼자자) : 관중이 있으면 곧 세 사람은
三匹夫耳(삼필부이) : 세 명의 필부들일 뿐이다
不然天下(불연천하) : 그렇지 않다면 천하에
豈少三子之徒(기소삼자지도) : 어찌 세 사람과 같은 무리들이 적어지겠는가
雖威公幸而聽仲(수위공행이청중) : 비록 위공이 다행히도 관중의 말을 듣고
誅此三人(주차삼인) : 이 세 사람을 처형하였다하여도
而其餘者(이기여자) : 그 나머지 사람들을
仲能悉數而去之耶(중능실수이거지야) : 관중이 모두 헤아리어 제거 시킬 수 있었겠는가
嗚呼(오호) : 아아
仲可謂不知本(중가위부지본자의) : 관중은 근본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었다고 할 수가 있는 것이다
因威公之問(인위공지문) : 위공의 질문을 계기로 하여
擧天下之賢者以自代(거천하지현자이자대) : 천하의 현명한 사람을 추천함으로써 자신을 대신케 하였다면
則仲雖死(칙중수사) : 곧 관중이 죽는다 하더라도
而齊國未爲無仲也(이제국미위무중야) : 제나라에는 관중이 없는 형편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
夫何患三子者(부하환삼자자) : 그런데 어째서 세 사람들을 걱정했는가
不言可也(불언가야) : 그 말은 하지 않았어도 되는 것이다


五覇莫盛於威文(오패막성어위문) : 오패는 제나라 위공과 진나라 문공보다 더 세가 성한 사람들이 없었다
文公之才(문공지재) : 그런데 문공의 재능은
不過威公(불과위공) : 위공보다 뛰어나지 않았었고
其臣又皆不及仲(기신우개불급중) : 그의 신하도 모두 관중에 미칠 수가 없었으며
靈公之虐(영공지학) : 진나라 영공의 포악함은
不如孝公之寬厚(불여효공지관후) : 제나라 효공의 관후함에 견줄 바가 못되었다
文公死(문공사) : 그러나 진나라는 문공이 죽어도
諸侯不敢叛晉(제후불감반진) : 제후들이 감히 진나라를 배반하지 않았었고
晉襲文公之餘威(진습문공지여위) : 진나라는 문공의 남은 위세를 이어받아
猶得爲諸侯之盟主百餘年(유득위제후지맹주백여년) : 그대로 제후들의 맹주 노릇을 백여 년이나 할 수 있었다
何者(하자) : 어째서인가
其君雖不肖(기군수불초) : 그나라 임금은 비록 못났지만
而尙有老成人焉(이상유노성인언) : 그 나라에 노련하고 훌륭한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


威公之死也(위공지사야) : 위공이 죽게되자
一亂塗地(일란도지) : 단번에 형편없이 혼란해질 것은
無惑也(무혹야) : 의심할게 없는 일이었다
彼獨恃一管仲(피독시일관중) : 그는 오직 한 사람 관중만을 의지하고 있다가
而仲則死矣(이중칙사의) : 관중이 죽어버렸기 때문이다
夫天下(부천하) : 천하에는
未嘗無賢者(미상무현자) : 현명한 사람이 없었던 때는 없었고
蓋有有臣而無君者矣(개유유신이무군자의) : 또 신하는 있으되 임금이 없는 나라는 있을 수 있다
威公在焉而曰天下(위공재언이왈천하) : 그러나 위공이 있는데도 “천하에
不復有管仲者(부부유관중자) : 다시 관중과 같은 사람이 있지 않게 되었다.”고 말하는 것은
吾不信也(오불신야) : 나는 믿지 못하겠다
仲之書(중지서) : 관중의 글에 쓰여있기를,
有記其將死(유기기장사) : 그는 죽음에 임박하여
論鮑叔賓胥無之爲人(론포숙빈서무지위인) : 포숙과 빈서무의 사람됨을 논함에 있어서
且各疏其短(차각소기단) : 각각 그들의 단점을 아뢰었었다
是其心(시기심) : 그러니 그는 마음 속으로
以爲是數子者(이위시수자자) : 이들 몇 사람들은
皆不足以托國(개부족이탁국) : 모두 나라를 기탁하기에는 부족한 인물이라 생각하였던 듯 하고
而又逆知其將死(이우역지기장사) : 또 그가 곧 죽을 것이라는 것도 미리 알고 있었다면
則其書誕謾不足信也(칙기서탄만부족신야) : 그의 글은 멋대로 거짓말을 쓴 것이어서 믿을 수가 없을 것만 같다
吾觀史鰌以不能進蘧伯玉而退彌子瑕(오관사추이불능진거백옥이퇴미자하) : 내가 보건대 위나라의 사추는 거백옥을 벼슬자리에 나아가게 하고 미자하를 물러나게 하지 못하였다
故有身後之諫(고유신후지간) : 그래서 죽은 뒤에도 시신으로 간하게 하였었다
蕭何且死(소하차사) : 한나라 소하는 죽음을 맞게되자
擧曹參以自代(거조삼이자대) : 조참으로 자신을 대신케 했었다
大臣之用心(대신지용심) : 대신의 마음 씀은
固宜如此也(고의여차야) : 본래 마땅히 이와 같아야 하는 것이다


一國以一人興(일국이일인흥) : 한 나라는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흉성하기도 하고
以一人亡(이일인망) :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망하기도 하는 것이다
賢者不悲其身之死(현자불비기신지사) : 현명한 사람은 그 자신의 죽음은 슬퍼하지 않고
而憂其國之衰(이우기국지쇠) : 그의 나라가 쇠멸하는 것을 걱정하는 것이다
故必復有賢者而後(고필복유현자이후) : 그러므로 반드시 다시 현명한 사람이 있도록 한 뒤에야
有以死(유이사) : 자신의 죽음을 맞이했던 것이다
彼管仲何以死哉(피관중하이사재) : 저 관중은 어떻게 죽음을 맞이했었는가