본문 바로가기

고문진보

014귀거래사(歸去來辭)-도연명(陶淵明 )

014귀거래사(歸去來辭)-도연명(陶淵明 )


歸去來兮(귀거래혜)여 : 돌아가리라!
田園將蕪胡不歸(전원장무호부귀)오 : 전원이 황폐해지려 하니 어떻게 돌아가지 않겠는가?
旣自以心爲形役(기자이심위형역)이어늘 : 이미 마음을 형체의 부림으로 삼았으니
奚惆愴而獨悲(해추창이독비)오 : 어찌 실심하여 홀로 슬퍼하고만 있으리요?
悟己住不諫(오기주부간)이오 : 지난 일은 바로잡을 수 없음을 깨닫고
知來者之可追(지래자지가추)라 : 오는 일은 따를 수 있음을 알겠도다.
實迷塗其未遠(실미도기미원)하니 : 참으로 길을 잃었으나 그래도 멀지 않아서
覺今是而昨非(각금시이작비)로다 : 오늘이 옳고 어제가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도다.
舟搖搖以輕颺(주요요이경양)하고 : 배는 흔들흔들 가벼이 떠오르고
風飄飄而吹衣(풍표표이취의)로다 : 바람은 살랑살랑 불어 옷깃을 흩날리도다.
問征夫以前路(문정부이전로)하니 : 나그네에게 앞길을 물으니
恨晨光之憙微(한신광지희미)로다 : 새벽빛이 희미함을 한스러워하도다.
乃膽衡宇(내담형우)하니 : 이윽고 내 집이 눈에 들어와
載欣載奔(재흔재분)이라 : 기뻐서 뛰어가노니,
僮僕歡迎(동복환영)하고 : 심부름하는 아이는 반갑게 맞이하고
稚子候門(치자후문)이라 : 어린 것은 문 앞에서 기다리는도다.
三徑就荒(삼경취황)이나 : 세 가닥 뜰안 길은 황폐해져 가나 소
松菊猶存(송국유존)이라 : 나무와 국화는 오히려 예와 같구나.
携幼入室(휴유입실)하니 : 어린 아들의 손을 잡고 방안으로 들어가니
有酒盈罇(유주영준)이라 : 술이 있어 항아리에 가득하여 
引壺觴以自酌(인호상이자작)하고 : 술병과 잔을 가져와 혼자서 잔질하다가
眄庭柯以成趣(면정가이성취)하고 : 매일같이 정원을 거니는 것으로 취미를 삼고,
門雖設而常關(문수설이상관)이라 :  문이야 달았으되 언제나 잠겨 있다.
策扶老以流憩(책부로이류게)라가 : 지팡이를 짚고서 거닐다가 쉬다가
時矯首而遐觀(시교수이하관)하니 : 가끔 머리를 들어 멀리 바라보니
雲無心以出岫(운무심이출수)하고 : 구름은 무심히 산등성이에서 피어 오르고,
鳥倦飛而知還(조권비이지환)이라 : 새는 날기에 지치면 돌아올 줄을 아는구나.
景翳翳以將入(경예예이장입)하니 : 햇빛은 가물가물 막 어두워지려 하는데
撫孤松而盤桓(무고송이반환)이라 : 외로이 선 소나무를 어루만지며 서성대도다.
歸去來兮(귀거래혜)여 : 돌아가리라!
請息交以絶游(청식교이절유)로다 : 사귐을 그만두고 교유(交游)를 끊어야지.
世與我而相違(세여아이상위)어늘 : 세상이 나와 서로 맞지 않으니
復駕言兮焉求(부가언혜언구)리오 : 다시금 수레를 타고무엇을 구하리요?
悅親戚之情話(열친척지정화)하고 : 친척 간의 정담을 기뻐하고
樂琴書以消憂(악금서이소우)라 : 거문고와 책을 즐기면서 시름을 녹이노라.
農人告余以春及(농인고여이춘급)하니 : 농부가 내게 봄이 왔다고 일러 주니
將有事于西疇(장유사우서주)로다 : 이제부터 서쪽 밭에서 일을 하게 되었구나.
或命巾車(혹명건거)하고 : 혹은 휘장을 친 수레를 타고,
或棹孤舟(혹도고주)하여 : 때로는 홀로 떠 있는 배의 노를 저어서,
旣窈窕以尋壑(기요조이심학)이오 : 깊은 산 골짜기의 시내를 찾고
亦崎嶇而經丘(역기구이경구)로다 : 험한 산길의 언덕을 넘으니,
木欣欣以向榮(목흔흔이향영)하고 : 나무는 즐거운 듯 꽃이 피려 하고
泉涓涓而始流(천연연이시류)라 : 샘물은 졸졸졸 비로소 흘러 내린다.
羨萬物之得時(선만물지득시)하니 : 만물이 제철 맞음을 부러워하면서
感吾生之行休(감오생지행휴)로다 : 나의 삶이 끝나감을 느끼는도다.
已矣乎(이의호)인저  : 그만두어라.
寓形宇內復機時(우형우내부기시)리오 : 몸뚱이를 우주 안에 붙여 둠이 다시 몇 때나 되겠는가.
曷不委心任去留(갈부위심임거류)하고 : 어찌 마음대로 가게 내버려 두고 머무는 대로 맡기지 않고
胡爲乎遑遑欲何之(호위호황황욕하지)오 : 어찌하여 서둘러 어디로 가고자 한단 말인가.
富貴非吾願(부귀비오원)이오 : 부귀는 내가 원하는 바 아니며
帝鄕不可期(제향부가기)라 : 황제 계신 서울이야 기약할 수 없도다.
懷良辰以孤往(회양진이고왕)하고 : 좋은 시절 생각하며 외로이 걷기도 하고,
或稙杖而耘耔(혹직장이운자)라 : 혹은 지팡이를 세우고서 김매고 북돋기도 하노라.
登東皐而舒嘯(등동고이서소)하고 : 동쪽 언덕에 올라 휘파람을 불고,
臨淸流而賊詩(임청류이적시)라 : 맑은 물에 다다라서 시도 짓노라.
聊乘化以歸盡(료승화이귀진)하니 : 애오라지 자연의 조화에 따라 돌아가니
樂夫天命復奚疑(락부천명복해의)아  : 무릇 천명을 즐기되 다시 무엇을 의심하랴